"사람들은 자기 비전의 한계를 세계의 한계로 생각한다."
(People see the limits of their vision as the limits of the world.)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

에어컨 이용을 둘러싼 한국, 일본, 싱가폴에 관한
기사를 읽으면서 "국가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

2018년 8월 2일자, [동아일보]는
"일본 정부, '에어컨 마음 놓고 켜세요'... 전기료 폭탄없는 이유?"라는

기사를 올렸습니다.

한국과 다른 점은 일본 정부는 국민들에게 틈만 나면 에어컨을 틀라고 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후생노동성은 “절전보다 열사병 등에 더 만전을 기하라“는

내용의 팜플렛도 제작해 각 직장에 배포했다. 정부가 나서서 ‘노(NO) 절전’

캠페인을 하는 셈이다.

 

폭염에다 섬나라 특유의 습도까지 높은 일본에서는 에어컨없이 여름 나기가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개의 가정에서는 방마다 에어컨을 틀고

그것도 거의 하루종일 켜놓는 게 예사다. 에어컨은 그야말로 여름 필수품이다.

그런데도 일본 국민들은 전기료 걱정을 거의 하지 않는다. 에어컨을 설치해놓고도

누진제에 따른 전기료 폭탄이 두려워 찔끔찔끔 켤 수 밖에 없는 한국의 보통

가정으로서는 믿기지 않는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다.
-출처: [동아일보], 2018.8.2.
http://news.donga.com/Ea…/MainNews/3/all/20180802/91344720/1

 

며칠 전 페북에는 싱가폴 체류 경험을 가진 분들이 싱가폴의 에어컨 비용 부담에

대해 언급해 둔 글을 읽었습니다. 웹에서 읽은 "누진세가 뭐예요? 에어컨 가동에

관대한 싱가포르"라는 기사입니다.

가델스(월드포스트의 타난 가델스 편집국장): 안녕하세요. 에취! 여기 왜 이렇게 춥죠?

싱가포르는 열대 기후 아닌가요? 인터뷰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싱가포르를 일으켜 세우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주춧돌이 뭐였습니까?

리콴유: 다문화주의입니다. 싱가포르에는 인도, 중국, 말레이시아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서로 간섭하지 않고 각자의 인생을 살아간다'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가델스: 그렇군요. 실례지만 겉옷 좀 걸치겠습니다. 다문화주의 말고 싱가포르를 성공으로

이끈 또다른 요인이 있을까요?

리콴유: 바로 '에어컨'입니다. 에어컨은 싱가포르인에게 가장 중요한 발명이었습니다.

열대지역에서도 개발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문명의 성격을 바꿔놓았습니다.

가델스: 여기 이스타나 궁이 이처럼 추운 이유가 에어컨 때문이었군요!

리콴유: 네, 제가 싱가포르의 총리가 되고나서 가장 먼저 한 일도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건물들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공공부문의

효율성을 높이는 열쇠입니다.
-출처: https://1boon.daum.net/mk/air_conditioner

***

 

이런 기사를 읽으면서 "부럽다"는 생각을 해 볼 수도 있지만 한 걸음 더 나가

이런 차이가 어디서 비롯되는 가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더운 무더운 날 국민들이 에어컨 사용을 줄이기 위해 엄청난 누진세를 먹길 수 있는

발상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우리가 상당 수준의 발전을 거듭해 왔지만 여전히 나라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의식에는

'관 주도' '공급자 주도' '관 우위' 등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닌 가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우리가 정하면 너희들은 그냥 따라야 해."

"시민들이 편안하도록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 가?"
"시민들이 잘 살도록 우리가 무엇을 도와야 하는 가?"

이런 것이 여전히 부족한 사회라는 생각을 합니다.
전기 요금은 세수 확보 차원에서 더 거두어야 할 대상일 뿐이다는 것입니다.

시민들은 달리 어디서 전기를 구입할 수 없기 때문제 전기 요금은 일종의 준조세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런 발상은 언제쯤 해소될 수 있을까?
한국사를 보면 관과 민 사이의 간격은 역사적으로 오래 전부터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발상의 한계, 생각의 한계입니다.
더욱 더 안전하게 저렴한 원자로를 더 많이 지어서
싸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왜 생각할 수 없는 것일까?
리콴유 수상의 발상은 생각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말해 줍니다.

오늘날 한국이 겪고 있는 어려움도 결국 자원의 문제나
돈의 문제가 아니라 발상의 문제이자 생각의 한계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오래 전에 인기를 끌었던 레이 커즈와닐, [특이점이 온다]의

1장은 이런 멋진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사람들은 자기 비전의 한계를 세계의 한계로 생각한다."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멀리보고, 넓게보고, 깊이보고, 관대하게 보고, 상대방 입장에서 보고,

용서하는 마음으로 보고, 긍휼히 보고, 반듯하게 보고
종합적보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드물 것입니다.

나서 자란 이 나라가
더 이성적이고
더 합리적이고
더 역동적이고
더 창의적이고
더 보편적이고
더 모범적이고
더 훌륭한 나라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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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지적 산물
[무기가 되는 독서], 미래의 창, 2018
[크리스천의 자기경영], 21세기북스, 2018
[불안한 평화], 21세기북스, 2018
[다시 쓰는 자기경영노트], 21세기북스, 2017
[3년 후 한국은 없다], 21세기북스,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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