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지 : 국민일보       기재일 : 2014-03-05    

 

얼마 전, 신문에서 특이한 기사를 보았다.

‘공병호의 성경 공부’라는 책을 소개하는 기사였다. 공병호 박사는 유명한
경제 전문가이자 전경련 부설 자유경제원 초대원장이었다. 그런데 그가 종교 서적을 썼다.

내가 몇 번 만날 때마다, 성경 이야기를 하면 빙긋이 웃기만 하던 분이다. 그리고
개인의 노력으로는 어떠한 일도 할 수 있다고 그의 모든 저서마다 이야기했던 분이 아닌가.

1%의 가능성만 있어도 도전하면 된다는 철저한 인본주의적 사상을 가진 분이다.
그런 분이 나이 50세가 넘어서 이런 책을 쓴다는 것은 아주 의아하고 생경한 일이다.
자신이 과거에 주장했던 일관된 생각을 바꾸어 종교 서적을 쓴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책을 써서 생활하고 있는 전문 작가로서 종교 서적을
쓴다는 것 자체가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먹고 사는 문제를 초월하여 새로운 길을 걷고 있는 그 사람에게 궁금증이 생겨서 즉시
책을 구입해 읽어보았다. 몇 페이지를 읽으면서 깜짝 놀랐다. 내가 60년이 넘도록
고생하고 공부하면서 갖게 된 신앙관과 성경 지식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를 칭찬하는 마음도 들고 질투하는 마음도 생겨서 즉시 전화를
걸었다.

30분 정도 긴 통화를 했다. 먼저 질문부터 했다. “내가 당신의 책을 읽어보니 신앙의
깊이가 굉장히 깊은데 언제 예수님을 믿게 되었고 이런 수준의 글을 쓰게 됐느냐”고
했다. 그리고 “당신의 신앙은 특히 복음주의적이고 신본주의적인 신앙인데 요즘 신학은
인본주의와 자유신학도 뿌리를 내리고 있음에도 어떻게 이토록 확실한 신앙을 설명하고
있느냐”고 덧붙였다. 혹시 신학을 공부했냐고도 물었다.

그의 대답은 의외였다. 처음에는 성경을 읽다가 감동이 와서 보다 깊이 공부하게 되었다고
한다. 목사님들의 설교를 휴대전화로 정리해서 듣게 되었고, 스마트폰을 통해 좋은 목사님을
찾아 그 설교를 정리, 분석, 연구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그 나름대로 신학 체계를 잡고
깊은 기도를 통해 성령의 인도를 받은 다음, 하나님의 인도로 세상 모든 일을 접어두고
성경 말씀에만 전념했다고 한다.

또 이 깨달음을 자신의 아들에게도 전해주고, 또 모든 사람에게 전하고 싶어서 책을 쓰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항상 동행하시는 성령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고 있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답변을 했다.

나는 또 한 번 놀랐다. 성령님의 동행을 느끼는 크리스천은 깨어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 된 자가 먼저 된다’는 성경 말씀을 증명이라도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일정한 시간을 정하고 매일 성경과
기도 시간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에 나는 마음속으로 큰 도전을 받았다. 전적으로 하나님만
의지하는 생활을 하고 있는 그가 정말 부러웠다.

부디 그의 신앙이 더욱 강건해지기를 기도해 본다. ‘휴대폰 교인’이라는 새로운 단어를
생각해 보았다. 문명의 이기가 하나님을 믿게 하는 아주 좋은 전도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게임이나 오락만 즐긴다고 생각했던 스마트폰에 대한 편견이 어느 정도
바뀌었다.

앞으로 저서 활동의 70%는 성경 말씀의 책만 쓰겠다는 그의 의지도 대단했다.
늦게 예수님을 받아들여도 저렇게 열심이 있는 것은 성령의 감동이 아니면 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여행길에서 만난 분에게 공 박사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분은 수십 년 동안 성경을
보았고 신학 서적을 읽었는데도 아직 확신이 없다며 학문적인 예수님만 이야기했다.

내가 “당신은 책은 많이 읽었으나, 인본주의 신학자의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혼돈이
오고 있다”며, “신학 서적은 선택을 잘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분께
‘공병호의 성경 공부’를 권했다. 복음주의적, 신본주의적인 신앙이 아니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말하자 태도를 바꿔 꼭 그 책을 읽겠다고 약속했다.

지성인은 오히려 하나님 앞에 나오기가 쉽다. ‘방황하고 저항하는 영혼에 올바른 말씀이
들어가면 금방 순종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앙은 성령 하나님의 역사가 꼭
필요하다. 신학은 반드시 복음적이어야 하고, 미련할지라도 십자가와 예수님의 보혈의
역사를 이야기하지 않으면 오히려 지성인에 대한 전도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나를 낮추고 예수님만 높이는 겸손한 크리스천이어야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많은 지성인이 이를 깨닫고 하나님 앞에 겸손히 나와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에 쓰임을 받을 것이라 믿는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하나님만 섬기겠습니다.” 라는 신앙 고백을 다시 해 본다.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