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51살에 회사를 떠났습니다.
20년을 일했는데, 나온 다음에 이것저것을 알아봤습니다만
할 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편의점 등을 생각해 봤지만 그것도...
경쟁이 치열하니까 원금 보전이 어려울 것 같고, 친구들이
이것저것 해 보자고 하는데 밑천이 짧아서 ...“

택시를 타고 이동하던 길에 올해 오십 육세인 택시 기사분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습니다.
그 분은 개인 택시에 대해서도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요즘 서울은 1억원 정도에 면허가 거래됩니다.
20일 정도 일하면 200~300만원 정도 벌 수 있으니까
이 만한 일자리도 없습니다.
그리고 택시는 일단 원금 1억원이 보존되니까 안심되는 일인데
어느 사업이 원금이 보전되는 것이 없지 않습니까?
제가 지난 해에 3년 무사고를 기록하고 나면 바로 개인 택시를
살려고 했는데 2개월 앞두고 접촉 사고나 나서 또 3년을 꼬박
해야 개인택시 면허를 구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개인 택시는 정년이 없으니까 무리하지 않고 하면
오래 할 수 있으니까 선택 가능한 대안 가운데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분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정년을 남들보다 조금 일찍 맞게 되었는데 어떠신가요?

“제가 일찍 결혼을 해서 아이들이 아들과 딸이 모두
출가를 해서 부담은 없습니다. 그런데 일단 노후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여기에다 남자가 매일 집에 있는 것도
마누라 눈치가 보입니다. 그래서 택시 벌이가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지만 매일 출근할 데가 있는 것이
아주 좋습니다.“

그래도 이 분은 올해 쉰 여섯인데 달관한 듯이 아주 유쾌한
분이었습니다. 다만 운전 습관이 조금 터프하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운전을 조금 조심스럽게 해야 개인 면허를
딸 수가 있지 않겠습니까?“라는 이야기를 해 줄 수는
없었습니다. 아무튼 세상 돌아가는 일은 어디서든 들으면
도움이 됩니다.

“정년 되고 나면 뭘 해야 하는 가?”

긴 인생에서 참 중요한 질문입니다.

세월이 가면 갈수록 “젊은 날 날린 것이 별반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자주 들기 때문입니다.

***
공병호의 지적 산물
[크리스천의 자기경영], 21세기북스, 2018
[불안한 평화], 21세기북스, 2018
[다시 쓰는 자기경영노트], 21세기북스,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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