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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가로서 크게 성공한 제이 세밋이란 인물이 쓴 글을 읽다가

한 때 명성이 자자했던 기업들 가운데 어려움을 겪고만 이야기를 보내드립니다.

길지 않은 글에 새겨야 할 교훈이 들어있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체험한 사람의 이야기에 확인할 수 있는 체험담과 함께 말입니다.

 

#1.

공룡과 마찬가지로, 한때 비즈니스 세계를 지배했던 거대 기업들은

시장 조건이 자신들에게 우호적이던 시대에 성장했다.

시어스, 블록버스터, 모토로라도 경쟁자들을 깔아뭉개던 시절이 있었고,

폴라로이드와 타워레코드도 한때는 혁신가라는 찬사를 들었다.

러나 이들 기업이 시장 지배자가 되는 데 이바지한 바로 그 요소들이

미래의 기회를 보는 측면에서는 근시안적인 시각을 만들어냈다.

각 기업은 자신들이 시장에 도입한 그 혁신이 ‘진보라는 끝없는

여정의 중간에 있는 이정표 하나’가 아니라 ‘발전의 최종 상태’ 라고 생각했다.

 

#2.

폴라로이드의 즉석 사진은 필름 사진보다는 더 빠르고 발전된 형태였지만

디지털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타워레코드는 다량의 음반을 보유한

대형 레코드가게라는 개념을 도입했지만 아이튠즈 같은 디지털 서비스만큼

풍부하고 끝없는 음악 리스트를 보유할 수는 없었다.

대부분의 CEO는 미래를 현재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지,

끝없이 진화하는 ‘정글’ 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3.

2007년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스티브 발머(Steve Ballmer)는

아이폰에 관해 이렇게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 “세상에서 제일 비싼

전화기이면서 비즈니스 고객에게는 별 매력이 없는 제품이다.

키보드가 없어서 이메일을 보내기에 적절치 않다.”

그는 소비자들이 연간 수천억 개의 모바일 앱을 다운로드받는

세상을 결코 그려보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유튜브가 파괴적 혁신을

일으킨 세상도 그려보지 못했을 것이다. 아이폰을 비웃는 그의 영상을

150만 명이 아이폰으로 구경하는 세상 말이다.

《퍼펙트 이노베이션》의 공동 저자 비제이 고빈다라잔(Vijay Govindarajan)에

따르면 기업의 성공을 가로막는 전형적인 함정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4.

첫 번째는 자원의 함정이다.

기업들은 새로운 기회는 무시하면서 구닥다리 시스템에 과도한 투자를 한다.

두 번째는 경영진의 심리적 함정이다.

경영계획을 수립하는 주기가 워낙 길다 보니 과거의 성공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것이 아니면 하찮게 본다. 기업의 경영계획이야말로 뭐가 놓여 있을지

모르는 앞날을 준비하는 대신 지나간 전쟁만 반복하는 장군들의 행동과 같다.

마지막 함정은 진화하는 미래를 생각하며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것이다.

 

#5.

코닥의 사례가 바로 그런 경영계획의 함정을 잘 보여준다.

코닥은 경영진과 연구센터, 제조 부문을 모두 한 도시에 모아놓고

더 큰 공장을 짓는 데만 열중했다. 1932년에 설립자였던 조지

이스트먼(George Eastman)이 죽은 이후, 후임 책임자들은 하나같이

사내에서 승진한 사람들이었다. 코닥은 언제나 다른 필름 제조사들에 견주어

자신들의 성공을 쟀다. 정점이었을 때 코닥은 로체스터에 있는 민간 부문 노

동력의 40퍼센트를 고용했다. 그러나 최고위 경영진에서 외부 영입이

전혀 없다 보니, 디지털 사진 기술로 이행하는 일을 하찮은 것으로 치부했고,

언젠가는 끝이 날 일종의 프로젝트로 여겼다. 코닥에서 디지털기술팀으로

배치된다는 것은 커리어상 자살행위와 같은 말이었다. 코닥의 경영진은

다른 제조사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새로운 디지털 생태계를 만들어내는

데 실패했다. 코닥은 사진의 미래를 장악할만한 브랜드 네임과 마케팅 예산을

갖고 있었고, 시장점유율도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자신들의 제품에만 매달려

그 외 혁신의 중심에서 지리적으로 고립돼 결국 처참하게 실패했다.

2012년 코닥은 124년간 영위해온 사업을 뒤로하고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6.

한때는 소비자 가전제품 분야에서 세계 1위였던 소니도 디지털 콘텐츠 유통 시대를

맞아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해야 했다. 소니의 각 사업부는 저마다의 시장에서 독특한

제품을 만드는 데 익숙했다. 컴퓨터, 휴대용 오디오, 텔레비전, 게임기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디지털 콘텐츠가 유통되면서 이런 개별 기기들이 모두 상호

통신할 수 있어야 했다. 경영자들은 부서 간에 담을 쌓고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했는데, 그들이 못 해낸 일을 기기들이 서로 해내기를 바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들은 다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소니에 입사하여 평생을 소니에서만 일해온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경쟁자가 같은 도시에 있는 도시바, 파나소닉, 산요,

후지쓰, 미쓰비시라고 생각했떤 것이다. 소비자가 미디어를 찾아내고 구매하고

소비하는 방식에 파괴적 혁신을 일으키고 있던 애플이나 구글, 아마존 등은 안중에도 없었다.

 

#7.

하워드 스트링어(Howard Stringer)경은 이 모든 것을 바꾸려고 나를 소니로 데려왔다.

다시 한 번 나는 사내 기업가로서 소니가 디지털 시대에 경쟁할 수 있도록 부서 간

벽을 허물고 플랫폼을 오가는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나는 디지털 음악・영화・게임・책 서비스를 새로 출시하고, 여러 제조 사업부와

협업해 전자상거래를 지원하는 하드웨어를 만드는 책임을 졌다. 소니의 글로벌

경영진은 내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줬지만, 소니는 분야에 따라 천 갈래로

나뉘어 있어 이미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였다. 예컨대 수십 년간 휴대용 오디오

부문에서 1위를 지켜온 워크맨 사업부에 애플의 아이팟과 경쟁할 수 있는 하드

드라이브 장착 제품을 만들자고 해봤지만, 단칼에 거절당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이미 실패로 판명 난 미니디스크 제품을 미국에 재도입하겠다고 우겼다.

플레이스테이션 사업부는 최첨단 휴대용 기기인 PSP 게임기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기기 안에 디지털 영화나 음악은 넣고 싶지 않다고 했다.

 

#8.

런 콘텐츠가 비디오게임의 수입을 잠식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던 것이다.

소니픽처스는 인터넷에서 자사 영화에 대한 통제권을 포기하려 하지 않았고,

경쟁 관계의 디지털 서비스 때문에 로비를 했다. 전자책 사업부는 출판사들의

지원도 등에 없지 못한 채 하드웨어를 출시하겠다고 했다.

나는 소니 사람들에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지형에 관해 설명해주려고 무진 애를 썼으나

아무 소득도 없었다. 나는 종종 일본 국기가 무슨 그림인지 알 것 같다고 농담을 했다.

“제가 벽에다 이마를 찧고 있는 그림이죠.” 도쿄에서 나는 고빈다라잔의 말을 실감했다.

“비즈니스 조직은 혁신하기 좋게 만들어져 있지 않다.

효율성을 극대화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대다수의 대기업에서 고위 경영진은 똑같은 것을 더 많이 해냈을 때 보상을 받는다.

기업 리더가 항로를 크게 벗어나는 모험을 감행할 때는 자신의 커리어가 끝날 위험까지도

감수해야 한다.

 

-출처: 제이 새밋, [부의 추월이 일어나는 파괴적 혁신],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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